가족과 일상

우리 부부가 예전부터 공감한 게 하나 있어요. “우리 아들이 커서 악기 하나쯤은 능숙하게 다뤘으면 좋겠다.” 그래서 초3 때부터 피아노를 시작했죠. 하지만 뭐, 예상하셨겠지만 연습은 싫어하고 시키면 뺀질뺀질 도망다니기 바빴습니다 “어릴 땐 하기 싫은 피아노 억지로 했지만, 크고 보니 엄마한테 고맙더라” 어디선가 누군가 쓴 글이 생각나요. “어렸을 땐 피아노 정말 하기 싫었는데, 지금 이렇게 음악을 […]

우리 아들은 참 무난히 잘 컸어요. 크게 문제도 없고, 착하고 말도 잘 듣는 아이죠. 그런데 항상 욕심이 없고, 뭘 하고 싶어하는 것도 딱히 없어 보여서 솔직히 말하면 걱정이 많이 되곤 합니다.   “왜 이렇게 의욕이 없냐”는 말, 참 많이 했네요 아이한테 너는 왜 그렇게 아무 의욕도 없냐고 툭툭 나무란 적이 꽤 많았던 것 같아요. 근데

요즘 아들이 말을 줄이기 시작했어요. 사춘기인가 싶기도 하고요. “학교 어땠어?” 하면 돌아오는 답은 “그냥.” 그래서 바꿔봤어요. “오늘 학교에서 제일 웃긴 순간 뭐였어?” 그랬더니 어깨를 들썩이며 한참 이야기하더라고요. 말보다 타이밍, 질문보다 온기 아이와의 대화는 기술이 아니라 관심이라는 걸 요즘 느낍니다. 그 짧은 눈맞춤 하나가, 하루를 따뜻하게 만드니까요. 앞으로 이 공간에 우리 가족 이야기도 자주 남겨보려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