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욕 없는 아들의 콩쿨 도전기

우리 부부가 예전부터 공감한 게 하나 있어요.
“우리 아들이 커서 악기 하나쯤은 능숙하게 다뤘으면 좋겠다.”

그래서 초3 때부터 피아노를 시작했죠.
하지만 뭐, 예상하셨겠지만 연습은 싫어하고 시키면 뺀질뺀질 도망다니기 바빴습니다 😅

“어릴 땐 하기 싫은 피아노 억지로 했지만, 크고 보니 엄마한테 고맙더라”

어디선가 누군가 쓴 글이 생각나요.
“어렸을 땐 피아노 정말 하기 싫었는데,
지금 이렇게 음악을 즐길수 있게 된걸 보면, 억지로 시켜준 엄마한테 너무 고맙다”는 글이요.

나중에 아들도 우리에게 고맙다고 했으면 좋겠네요.ㅎ

“콩쿨 한 번 나가볼까”

6학년 막바지, 아들에게 슬쩍 콩쿨을 제안해봤어요.
당연히 아들은 “싫다”고 했죠.

하지만 게임용 PC를 사준다는 마법의 협상 카드로
결국 ‘조건부 수락’을 받아냈습니다 🎮

연습은 안하고, 실력도 불안… 속은 타들어가고

태연한 아들과 다르게 콩쿨이 다가올수록 걱정이 커졌어요.
연습도 시원찮고, 하는 모습 봐도 “이걸로 무대에 나간다고?” 싶은 수준…

솔직히 말하면, 나가기 전날까지도
연습곡을 치는걸 옆에서 지켜본 바
“이정도 실력이면 그냥 안 나가는 게 낫지 않나…” 의구심이 들었죠.

드디어 무대 위, 예상 외의 괜찮은 연주

콩쿨 당일, 긴장한 표정의 아들을 보고
어짜피 망하듯 싶으니 당당하게 ‘도레미파솔라시도’만 치고 나와도 된다고 했습니다 . 🤭

드디어 차례가 되고, 무대로 걸어 올라가는 아들…
어쩜, 걱정과 달리 의외로 잘 치더라고요!

결과는 은상! 아들보다 우리가 더 놀랐던 하루

작은 실수는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괜찮은 연주였고,
결과는 은상이었습니다 🥈

집에선 연습 안 한 줄 알았는데,
학원에선 나름 열심히 했던 모양이에요. 감동이었죠.

“내년엔 금상 한번 도전해 보자?”

콩쿨 끝나고 기분이 한껏 올라 있는 틈을 타
“내년에 또 도전해볼까?” 했더니
아들은 단칼에 “네버”라고 하더군요.

그래도 이번 경험으로 아들이
“할 수 있다”는 마음의 씨앗 하나는 얻었길 바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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